내림 커피 티백에 대해서

커피를 가장 간편히 먹을 수 있는 방법론 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방법은 maxim으로 통용되고 있는 봉지커피가 으뜸이다. 

가장 간편하면서 손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커피를 잘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봉지커피는 값 싼 베트남산 원두를 끓이고 이를 동결 건조시켜 만든 결정체에 프림과 설탕을 첨가해서 봉지에 담은 상품이다. 

맥심커피는 이런 부분에선 국내 매출 최고의 상품이다. 어찌보면 봉지커피의 기원인 북미(네슬레)보다도 더 잘 나가는 것 또한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유럽 기준 원두커피와 봉지커피 비율이 9:1 이라고 한다면 국내는 아마도 4:6 정도? 커피가 인기를 얻기 전이라 할 수 있는 2010년 전후에도 원두커피와 봉지커피 비율은 8:2 정도로 이야기 되었다. 그래서 커피 전문점을 내더라도 유럽기준의 절반 정도 수준만 가더라도 사업 가능성이 있다라는 논리가 주류를 이루던 시기였었다. 

지금은 솔직히 모르겠다. 왜냐? 소비자의 성향이 어디로 갔느냐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원두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은 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인류는 맛에 있어서 고급화 내지는 간사한 입 맛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제대로 된 원두 커피를 맛보게 되면 그걸 벗어나긴 힘들다. 뭐 돈과 결부된 결정권 이라면 그에 따른 변수가 존재하기 해도, 이를 역행하긴 힘들다 라는 것이 개인적인 추론이다. 

맞는 일례라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신들의 삶 속에서 냉장고가 있고 없고의 차이를 감내할 수 있는가? 라고 했을 때, 냉장고에 대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절대 냉장고를 벗어난 삶을 감내하긴 힘들다. 그런 것처럼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긴 사람들이 달콤함으로 감춰진 봉지커피로의 회귀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요즘 보면 내림커피가 가능한 티백들이 성행한다. 간편히 개봉해서 머그컵 위에 설치하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즐길 수 있는 내림커피 티백. 유행의 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 아쉬움이 있다. 이런 티백들의 대부분은 뒷 맛이 담배의 알싸하고 텁텁한 느낌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 이다. 

거의 모든 내림커피 티백들이 이런 맛을 낸다. 원인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값싼 원두를 써서? 아니면 밀폐포장의 오류? 그것도 아니면 물 온도 내지는 내리는 방법론에서의 오류 때문인지 모르지만, 기대하고 맛 본 거의 모든 내림커피 티백은 이런 뒷 끝을 남긴다. 알싸하고 텁텁한 뒷 끝. 

간편한 접근성에선 환영할 만하지만 이른 뒷 끝 땜에 오히려 나쁜 인상은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란 우려가 앞 선다. 

대중은 이미지로 움직인다. 본인이 체험한 보편적인 경험이 절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내림커피에 대한 환상이 별 거 없네 라는 선입견을 심어 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요즘의 내림커피 티백에 대한 기대보단 우려가 더 커진다. 이미지로 움직이는 대중에게 각인되는 인상이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간만에 기분 좋게 술 한 잔 했더니 감성적인 기분에 끄적여 본다. 커피에서 위안을 찾는 일개 애호가의 입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