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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95회(2016.12.07 방영)에 소개 되었던 동해해물.


상호에서 바로 느낌이 오는 해물탕 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듣기론 수요미식회 방영 전엔 그래도 괜찮은 집이었다는 전설이 있긴 하다. 동해서 공수해 온 신선한 해물로 이루어진 해물탕이 일품이라 하여 동네에서도 유명했고, 수요미식회 방영 후엔 줄 서서 먹기도 힘든 핫플레이스로 변하였다. 

손님만 늘고 대기시간만 길어졌으면 좋으렸만, 유명 블로거와 건대 상권 지역민들에게 듣기론 양은 줄고 가격은 높아지면서 악명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듯 하다. 내가 여길 방문한 때가 아마도 올 해 1월 정도였던 듯 하다. 그것도 늦은 점심시간으로 브레이크 타임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던 듯 하다.


두 명이 방문했는데, 내가 성게 비빔밥을 먹어보고 싶어서 동행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선, 이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인 분께서 성게 비빔밥이 지금은 안된다면서 해물탕을 먹으라고 권유를 하더라. 가격도 가격이지만 점심이라 과하게 먹기도 애매해서 자리를 일어나려고 하니깐, 주인 분이 잠깐 기다리라고 된다고 하면서 성게 비빔밥 주문을 받았다는.. 


아, 이때 그냥 일어났어야 했는데 그놈의 호기심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리 오래지 않아, 겸손한 밑반찬과 함께 성게 비빔밥이 나왔다. 처음 먹어보기에 성게알이 많고 적은지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초록색의 이물질. 그렇다. 올드한 초록색 수세미의 잔여물이 원형으로 담아진 밥 끄트머리에 살포시 올려져 있었다. 밥에 섞여 있던건지 아니면 주걱에 붙어있다가 옮겨진 건지는 모르겠으나, 내 식욕을 반감시켰다. 일행이 예전부터 알던 분이 아니라, 이걸로 클레임 걸기도 뭐해서 그냥 모른 척, 숟가락으로 이물질을 걷어내고 성게알과 밥을 비볐다. 나중에 다른 음식 예능을 보고 알았지만, 성게알의 양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격은 1만원이 족히 넘었으나, 비벼서 떠먹은 밥에선 바다 내음이라던가, 아 이것이 성게 비빔밥이구나 라는 느낌을 전혀 받질 못했다. 그저 나온 국과 밑반찬으로 그 부족함을 한없이 채워갔다. 그냥 내가 성게비빔밥을 처음 먹어보니 몰라서 그런가 보다 정도로 인지했던 거 같다. 


식사 중, 주인이 같이 일하는 분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추가로 알게 된 정보 중 하나는 건대 총장님이 단골이라는 것과 알바 시급 오른 것 땜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정도? 그리고 우리에게 정치 성향을 물어보는 불편함이 좀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나오면서 든 생각은 이렇다. 

수요미식회에 나온 집이라고 해서 다 맛집은 아니구나. 


맛보다 중요한 손님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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