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광고쟁이 이야기 "MAD men"
메디슨 가의 광고쟁이들을 칭하는 속어 "mad men".
메드맨은 그 메디슨 가에서 작지만 영향력 있는 돈 드레이퍼가 근무하는 스털링 쿠퍼라는 가상의 광고회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 시즌1을 시청 중인데, 요즘 세대들이 본다면 약간 거북하고 거슬리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남녀 차별 부분에서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로는 절대 상상도 못하는 일들이다. 남존여비가 그대로 투영되고 있으며, 어디서든 담배를 피울 수가 있었던 당시를 너무나도 실감나게 재현하기 때문이다. 당시 시대상이 미국에서도 이랬구나 라고 이해를 하면서도 상당히 심하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여자는 비서로써만 일을 한다. 임금이 차이부터, 일에 대한 역할까지 정해져 있으며, 아무리 광고 카피라이터로써의 재능을 보여도 그저 서포터일 뿐이며, 비서라는 본직을 벗어나지 못한다. 흑인은 엘리베이터 맨이나 청소원, 또는 웨이터 등으로 일하며, 웨이터와 백인 손님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백인 매니저가 나타나서 흑인 웨이터가 실례를 범하지 않았는지 의심의 눈초리로 끼어든다.
사무실에서의 성희롱은 예사이며, 이걸 그저 웃음으로 넘겨야지만 능력있는 비서적 자질을 가진 사원으로 대우 받는다. 혹시라도 관계를 가지면, 비서가 먼저 "의미 없는 관계" 였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야만 짤리지 않는다.
담배의 경우도, 임산부도 아무대서나 피워대고, 아이들이 있는 거실이나 식당에서도 줄담배가 예사이다. 특이한 건, 여자들의 흡연에 대해서는 남존여비 분위기와는 달리 허용이 된다는 것이 좀 우습게 느껴졌다. 극의 흐름으로 유추하건데, 당시 담배는 습관적이면서 기호적인 것으로 받아들인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담배의 해악성이 까발려지기 전이기에 관대했던 듯 하다.
돈 드레이퍼는 소위 자수성가형 주인공이다. 과거에 대한 비밀이 암시되지만, 아무것도 없이 재치있고 매력적인 멘트로 광고계를 주름잡는 주요 인물이 된 사람이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피터 캠벨"이 있다. 전형적인 밉상 인물로, 캠벨이라는 가문의 네임밸류 및 후광에 힘입어 현재의 스털링 쿠퍼에서 주요고객 대응을 담당자로 나온다. 능력은 없으나, 자신의 출신과 명문 사립대 출신으로의 프라이드 하나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남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면서 오직 자신만을 위해 모든 걸 결정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페기라는 비서. 위에 거론된 두 남성 사이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엮이게 되는 인물인데, 어떻게 보면 당시 시대에서 겪었을 사회 초년생들의 애환이 이 인물을 통해서 투영된다. 어찌보면 "돈 드레이퍼"가 연민을 가지고 지켜보며 키워줄 것 같은 인물인데, 아직 시즌 초반이라서 예측하긴 힘들지만, "카피라이터"로써의 자질과 함께 기존과는 다른 시각(여성에 대한 이해와 솔직함 등)이 결부되면서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물론, 주변의 비아냥과 멸시 등도 함께..
현재로썬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매력적이다. 현재와의 괴리감과 함께, 결국은 저런 시대를 지나 현재의 미국으로 변모한 것처럼 거대한 흐름에는 시간이 소요되며 그 속에 개인사가 엮여가는 흐름이 뭔가 잔잔하면서도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어찌보면 나는 부모세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정서는 부모세대의 것을 이어 받았다. 그리고 빠르게 10대와 20대들의 문화로 변화되는 중심에 있다. 위로도 아래로도 끼지 못하는 듯한 괴리와 함께, 40대라는 우리 세대가 추구한 문화는 무엇인가 라는 의구심이 함께 든다. 소위 낀 세대로 정의되기도 하면서 모든 가치관이 충돌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쪽으로 정의내리기도 힘든 우리는 과연 무엇을 추구하며 살았을까? 아니 이제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