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세모네모 창의스쿨 참관기

흑심성자 2012. 2. 14. 20:55
지난 달 말일 주말에 새롭게 옮기는 어린이집을 방문했다.
원래는 집 앞에 있는(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원장이 바뀌면서 납득할 수 없는 행보와 우려되는 상황이 염려가 되어 지난 해 11월에 그만두고선 집에서 보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 아이들 보는 일이 정말 힘든 일이다. 11월 이후로는 정말 신경이 곤두서는 나날이었다. 더군다나, 3살 4살 연년생이라서 다툼과 시샘이 많고, 외출 시 한 명씩 보육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ㅜㅜ)

다행이도, 세모네모에 입학 신청과 승인이 잘 맞아 떨어져서 올 3월부터 다니기로 내정이 되었다. 이 날(1월 28일)은 OT로 놀이 교육에 대해서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참관하는 일정이었다. 

두 녀석들을 이끌고 도보로 이동하였다. 집에만 있다가 어린이집을 간다고 하니, 마냥 신나서 흥분 상태로 출발하였다. 하지만, 이도 잠시 도보로는 좀 거리가 되다보니 절반 정도 거리에서 큰아이가 "도대체, 새로운 어린이집은 어디 있는 거야?", "아우, 힘들다.", "아직도 멀었어요?" 등의 불만을 토해낸다.

어쩔 수 없이 이내 품에 안아서 이동을 했다. 외관부터 남다른 모습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특히, 기린 인형을 발견하고는 큰아이가 흥분한다.

건물 전체가 보육시설로 되어 있고, 처음 지을 때부터 어린이 보육시설을 염두해 둔 시설로 보였다. 원장선생님이 문 앞에 나와서 내방객들을 맞아 주고 계셨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이름표를 달아주신다. 아이 이름과 '누구 어머니'라는 이름표이다(난 아버지 인데, 어머니라 적힌 이름표를 달았다. ㅡㅜ)

2층으로 올라가서 배정된 교실로 안내 되었다. 첫 교실에서는 인조 모래(?)을 가지고선 흙장난을 하는 시간이다. 아이와 함께 여러가지 조형물을 만들고 중간에 나눠 준 악세사리로 꾸미는 놀이였다. 놀이를 마무리 할 때는 사용된 악세사리를 따로 분류해서 수거했다. (아마도 세척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두번째 교실로 이동을 해서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선 선생님이 알려주는 노래와 리듬에 맞춰서, 무릎을 올리고 내리고, 흔드는 동작을 하였다.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 했고, 부모와의 스킨쉽을 강조한 놀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타악기를 나눠 준 후, 좀 전 노래에 맞춰서 각각의 소리를 담당해서 타악기를 연주하는 놀이까지 진행했다. 

세번째 교실도 노래와 율동이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좀 전의 놀이와 다른 점은 율동이 좀 더 디테일 하다는 점이다. 노래에 맞춘 율동 중에는 말을 태우는 동작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듯 했다. 그리고, 오가닉 로션을 나눠주고 이를 아이들의 팔과 얼굴에 발라주는 시간도 있었다. 

마지막 교실서는 좀 더 몸으로 노는 시간이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커다란 둥근 천막 같은 걸 펼쳐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서리를 서로 잡고선 파도를 표현하거나, 위에 공(ball)을 올려 놓고 이리저리 튕겨 나가게 흔들고, 아이들만 천 위에 태우고선 빙글빙글 돈다거나, 감싸거나 하는 등. 마냥 즐겁게 웃고 뛰고 하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네가지 놀이를 통해서 세모네모에 대한 아이들의 첫인상은 "아주 아주 신나고 즐거운 곳"으로 각인되는 듯 했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은 못내 아쉬웠는지, 놀이터에서 좀 더 놀고 가자고 했다(이날 무지 추운 날씨였다).

부모로써도 이번 세모네모의 첫번째 OT 경험은 만족스럽다. 이런 저런 연설과 같은 설명회보다 당일 체험한 놀이설명은 우리 아이들이 이곳 '세모네모'를 다니면서 이렇게 놀겠구나! 란 이미지와 함께 백마디 말보다 효과적인 체험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듯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OT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점. 2월 달에는 첫번째 OT처럼 단체OT가 아니라 개개인별 OT라고 한다. 그러면서 당부하는 말이 2월 OT에는 아버지의 참관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다른 곳 보다 좀 비싼 부분도 있지만, 여느 어린이집에서 처럼 싼 가격으로 유혹하고 다니는 중간 중간 이런 저런 핑계로 삥! 뜯기는 듯한 행정은 안한다고 하니 이 점도 맘에 든다.

요즘 어린이집 관련해서 여러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뒤숭숭하다. 이전 다니던 어린이집을 안 보낸 이유도 원장이 바뀐 이후, 보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 염려되서였다. 대안으로 선택한 '세모네모'였지만, 보내기 전에 심적으로 만족감을 주고 있다. 3월 이후에 아이들의 적응기 등을 통해서 괜찮은 어린이집인지에 대한 후기도 기록해 두어,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매는 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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