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를 보끄다

첫째날: Brazil 보끄다

흑심성자 2012. 3. 5. 10:34

2011년 11월 30일

첫 로스팅을 하는 날. 


생 초짜의 첫 희생양은 Brazil 콩이었다. 정확히는 Brazil Minas Gerais Sul-Minas 'PLANALTO' NY2 Sc17~18 

품종은 Mundo-Novo. 버번(Bourbon)과 Sumatra(또는 Typica)의 자연교배종으로 병충해에 강하고 중남미에서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다. 특히, 신맛과 쓴맛의 밸런스가 좋아서 Blending시에 중성적인 특징을 이용해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수분함량은 9%, 풋향과 적지만 매운향도 난다. 원두의 표면은 촉촉하고, 거칠면서 무른 듯 했다. 색깔은 Green쪽에 가까웠다. 아마도 1년 이내의 New-Crop 인 원두일 것이다.




원두는 수확 후, 가공방법에 따라서도 그 특성이 달라지는데, 오늘의 원두는 Natural-Machine으로 가공된 원두라고 한다.


Brazil은 커피 원두 시장에서 전세계 물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커피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대규모 농장이 직접거래를 하고 있고, 작은 규모의 농장은 조합을 통해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되는 원두의 품종은 Arabica 85%, Robustar 15% 정도이며, 지역명이 상표로 사용된다. 즉, Minas Gerais(이하 'MG')는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와 같은 '도'를 의미한다. Planalto 커피는 MG에서 생산된 커피 중에서도 품질이 상당히 뛰어난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NY2는 결점두 기준의 원두 품질에 대한 등급으로 NY는 'New York'의 약자이고 2는 임의의 원두 '300g'중 결점두 점수가 6점 이하의 원두를 의미한다. 


로스팅 머신은 디드릭(Diedrich)과 후지로얄(FujiRoyal)을 사용한다. 하나는 반열풍식이고 다른 하나는 직화식이다. 




처음 사용하기에 먼저 기기 작동법과 댐퍼 조작 등에 대해 숙지했다. 불을 다루는 것이기에 조금 긴장도 되었다. 노파심에 로스팅 기기를 사용하다가 불의의 사고가 없었는지도 물어봤지만, 지금까지 뉴스에 나온 적이 없으니깐 걱정말라고 하셨다. 흠.. 그러고 보니, 뉴스나 토막기사로 "커피볶다가 폭발사고로 사상자 발생" 등의 기사를 본 적이 없더군요(검색까지는 안 해봤습니다... -_-;)


불을 집어넣고, 화력을 올려 적정온도에 다다른 시점에서 원두 투하. 확인창을 통해서 원두의 변화를 살피면서 중간 중간 확인봉으로 원두를 꺼내 냄새와 색깔을 확인한다. 생각보다 원두의 변화는 빠르게 일어난다. 


색깔은 크게 Green → Yellow → Brown → Black 의 순(세부적으로는 Light / Dark 등의 접두사가 붙여 세밀하게 단계를 나눈다)으로 변화된다. 냄새는 단향과 신향, 고유향으로 변화되는데 아직까진 정확히 구분하긴 힘들다. 그리고, 소리! 팝핑(Popping) 또는 크랙(Crack)을 통해서 원두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다.


원두는 로스팅을 하게되면 두번의 크랙이 발생된다. 이를 1차 크랙(1st Crack)과 2차 크랙(2nd Crack)이라고 하는데, 소리가 워낙 크기에  초보자가 로스팅의 단계를 감지하고 정도를 결정할 때 요긴하다(소리는 대체로 크게 나긴 하는데, 간혹 원두종류에 따라 1차크랙 소리가 작은 경우도 있다).


이 날은 디드릭과 후지로얄을 각각 두번씩 2차크랙 초입 즉, 중약배전(또는 High Roasting) 정도로 배전하였다. 시간은 10분~12분 정도였다. 댐퍼의 조작은 첫 시간이기에 생략되었지만, 어떻게 시간이 지난 지 모를 정도로 긴장도 되고 정신도 없었다. 원두를 빼는 타이밍도 전선생님이 귀뜸을 해서 간신히 맞출 수 있었다.


열기와 함께 쏟아지는 커피를 보며 뿌듯함 보다는 드립으로 내렸을 때, 과연 어떤 맛이 날까?란 기대와 궁금증과 함께 '내가 제대로 볶았을까?, 맛 없으면 어떻하지?'의 걱정이 뒤이어 밀려왔다.


그래도~ 그래도~ 기분 좋다~~~~


휴~ 이제 나도 커피 볶는다~!!! ㅎㅎ